김희승
윤진숙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였으며 이번이 9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풀과바람>, <그렇게 흘러간다, 봄><그렇게 흘러간다, 가을>등 20여점의 작품을 발표한다.
윤진숙은 바람에 흔들리는 풀을 그린다. 그림 속 풀들은 바람이 이끄는 대로 유연하게 몸을 움직인다. 너풀거리는 풀들은 때로는 눕기도 하고 꺾이기도 하지만 이내 곧 일어선다. 바람은 풀 사이사이를 지나면서 그것과 하나로 어우러지며 모습을 드러낸다. 넘실거린다. 그리고 흘러간다. 풀과 바람은 존재와 존재가 머무르는 이 세상과 그 속에서의 삶을 사유하고 담아내기 위해 작가가 선택한 기호이다.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미물(微物)인 풀, 눈으로 붙잡을 수 없는 바람은 정신적 기호가 되어 우리를 이끈다.
윤진숙은 바람을 삶-시간-의 흐름으로 인식하면서 더욱 의식적으로 바람을 마주하는 풀을 그리게 되었고, 사시사철의 바람을 경험하게 되었다. 겨울에서 시작된 사유는 봄을 맞이하고 여름을 지나 가을을 향했다. 그리고 이제 다시 겨울을 기다린다. 사계절을 지날 동안 작가가 실제 풀의 모습 앞에서 사유하며 풀과 호흡을 같이하여 그려낸 작품들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존재에 대한 진리를 환기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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