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용
한국의 미와 자연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지다.
미술관은 작품 수집을 바탕으로 대중에게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소통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공공기관으로서의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치를 지니며 소장품과 함께 성장한다. 이처럼 소장품은 미술관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요소이며, 기관의 성격과 안목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
(재)한원미술관의 소장품은 한국 회화사의 큰 업적을 남긴 19, 20세기의 작가들의 전통 수묵화부터 서양화 등 한국의 토속적 풍경을 담아낸 구상회화가 주축을 이룬다. 이번 전시는 작품 속에 담긴 한국인의 삶과 자연과 내면의 균형을 이루고자 하는 작가들의 다양한 시각과 해석을 관객들과 공유하고자 기획되었다. 옛 선조들은 자연스러운 것을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여기며 대지의 조건과 자연적 변화에 그대로 순응하며 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중에서도 ‘산’은 모방과 재현의 대상이 되거나 사고와 발상의 근원이 되며, 자유로운 감정표현, 나아가 작가의 작품세계가 투영된 미적 언어로 차용되기도 하였다. 사생이나 여행을 통해 접한 산의 절경은 사진, 스케치 등 다양한 형태로 수집되어 화폭에 옮겨졌고, 이 과정에서 작가의 경험이나 장소에 대한 감흥에 따라 재구성되어 독창적인 화법으로 재탄생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의 산경(山景)을 살펴봄은 물론, 이를 바라보는 태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작가들의 조형적 차이를 발견하고자한다. 이와 함께 지역적 특색을 단순히 드러내거나 산야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보다, 자연에 투영된 작가의 세계관을 전하고자 한다. 작가 개개인의 경험이나 시대적 상황, 그리고 작가의 삶이 반영된 작품은 우리의 삶을 반추하게 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선으로 우리의 모습을 다시 발견하는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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