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용
(재)한원미술관에서는 6월 11일(목)부터 7월 31일(금)까지 제11회 화가(畵歌) 《감각기억 Sensory Memory》전을 개최한다.
(재)한원미술관의 중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기획된 화가(畵歌)전은 한국화의 지속적인 발전과 성장에 기여하고자, 지난 2010년부터 정통성을 기반으로 작업의 완성도와 실험정신을 갖춘 전도유망한 젊은 한국화 작가들에게 전시의 기회를 제공해왔다. 작가들을 선정하는 데 있어 가장 주목한 점은 작업에 대한 열정과 참신한 아이디어 등 이들이 지니는 무한한 잠재력과 앞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과 새로운 실험과 도전 그리고 작업의 정체성을 탐색하는 고민의 흔적들이 신작을 통해 여과 없이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한몫을 했다.
11회째를 맞이한 화가(畵歌) 《감각기억 Sensory Memory》전은 현대회화 속에서 다변화를 꾀하는 현대 한국화 현주소와 향후 10년의 방향을 가늠해보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전시 제목인 《감각기억 Sensory Memory》은 일상의 관찰에서 비롯된 자연경관에 대한 기록이기보다는 과거의 경험과 기억을 환기하는 심리적 잔상을 은유한다. 관찰의 목적은 기존과 다른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것이다. 감각적 경험과 지각을 바탕으로 대상을 파악한다면 접근 방식에 따라 장소와 사물의 풍경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며, 이는 곧 거시적 안목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권세진, 진희란 두 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개별적 감정과 경험, 기억 등 다양한 층위에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 그들이 재현해낸 풍경은 기억의 잔상 속에서 의미와 상징성을 탐색하는데 몰두하며, 작가 자신은 혹은 자신과 연결된 다양한 상황들을 스크랩하듯 그들이 지나온 풍경에 대한 기억의 회상 또는 조합을 통해 경험된 시간이 내재하고 있는 가치들이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권세진은 사진을 통해서 기억 속의 감정과 시간성을 표현하는 것에 주목한다. 그는 개인적 관심사와 경험의 관찰에서 재발견된 풍경들을 사진으로 담아내고 이를 디지털 편집 과정을 거쳐 정사각형 크기의 조각으로 해체한 뒤 다시 하나의 이미지로 재조합한 ‘조각그림’을 그린다. 진희란은 전통채색화 기법에 기반하여, 주로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조감도(鳥瞰圖)의 시선으로 산을 오르내린 여정에서 채집된 이야기를 회화로 기록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생각하고 경험하는 일상과 어떤 시공간적 거리감을 가졌는지 그 간극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라며, 우리를 둘러싼 주변에 대해 성찰하고 사유할 수 있는 전시가 되길 기대해 본다.
전시는 모두 무료로 진행되며 일·월요일 및 공휴일은 휴관이다.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재)한원미술관 누리집(http://www.hanwon.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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