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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진미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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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자료, 체계적 수집·관리 더 늦추면 후대에 대한 죄악'

관리자

“국립현대미술관조차 자료구입 비용이 전체 예산의 1%도 안 돼요. 체계적인 미술자료 수집과 관리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됩니다. 이는 후대에 대한 죄악입니다.”

“1920년대 출생 1세대 화가들은 대부분 타계하고 원로 몇 분만 생존해계시죠. 빨리 서두르지 않으면 미술연구에 꼭 필요한 인쇄자료와 시청각자료, 화구 등이 온데간데없이 소실될 겁니다.”

김 달진(54) 미술자료박물관장과 박래경(74) 한국큐레이터협회장의 표정엔 수심이 가득했다. 정부와 민간의 무관심 속에 중요한 미술사료들이 아무렇게나 폐기되고 망실되는 사태가 이대로 지속되면 영영 수습이 불가능하다는 조바심에 이들의 가슴은 나날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중이다.

두 사람을 서울 통의동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1일 만났다. 경복궁 영추문 맞은편 골목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이 민간 미술자료박물관은 지하1층에 자리잡고 있다.

반지하 생활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종이류에 치명적인 습기를 뿜어내는 공간이다. 여름이면 비까지 새는 198㎡(60평)짜리 박물관에서 자료를 제대로 보존하기 위해 김 관장이 얼마나 악전고투하고 있을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 곳에는 오세창의 ‘근역서화징’(1928), 세키노 타다시의 ‘조선미술사’(1932), 오지호·김주경 2인 화집(1938), 이왕가 미술관 요람(1941) 등 희귀품을 비롯해 서적과 도록, 정기간행물 등 2만점이 넘는 근대미술 자료가 보존돼 있다. 황무지와 같던 이 분야에서 김 관장은 36년간 거의 혼자 힘으로 이 자료를 모으고 200여편의 기고문을 발표하며 묵묵히 외길을 걸어왔다.

김 관장은 근대미술 자료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각종 작품평, 전시이력, 유통기록 등은 작가의 전작 도록을 작성하는 기초자료이자 국내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위작 시비를 가려내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하지만 정부나 일반인들은 작품 그 자체만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아쉽기 짝이 없는 현실입니다.”

박 회장 역시 상기된 얼굴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래된 종이나 쪽지가 집에 있으면 지저분하다고 못 참죠. 남편이 화가라도 주부가 미술관련 인쇄자료들을 ‘쓰레기’라고만 인식해 마구 버리는 식입니다. 다시 구할 수 없는 소중한 자료들이 그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미술사 연구의 기본이 자료 정리와 분석인데도 상황이 이렇다보니, 작가나 작품 연대가 잘못 기록되고 학위 논문에까지 버젓이 실리는 악순환이 확대 재생산되는 것이죠.”

두 사람은 미술자료 수집·관리를 위해 최근 의기투합했다.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유희영 서울시립미술관장, 서성록 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 표미선 한국화랑협회장, 박서보 이두식 이숙자 최종태 작가 등 미술계의 명망가 60여명을 발기인으로 해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후원회’를 발족시킨 것이다. 후원회는 지난달 10일 창립총회를 갖고 미술자료의 체계적인 수집과 박물관 공간 확보, 정부와 기업 후원 유치 등을 위해 발 벗고 나서기로 결의했다. 박 회장이 후원회장으로 선출됐다.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미술계가 힘을 모아야죠. 미국에는 미국미술기록보존소, 일본에는 국립근대미술관 아트 라이브러리, 프랑스에는 퐁피두센터 학술기록자료관 등이 있습니다. 우리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서울에 제대로 된 미술자료관을 가질 수 있도록 힘을 다 쏟겠습니다.” 두 사람의 얼굴빛과 목소리에는 미술에 대한 한없는 애정이 묻어났다.

미술사료 보존에 힘을 보태고자 하는 일반인은 10만원을 내면 후원회원이 될 수 있다. 회원에게는 박물관 전시 및 각종 세미나 초대, 월간 ‘서울아트가이드’ 발송, 제휴 미술관·박물관 관람 할인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후원 및 기증 문의:02-730-6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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