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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록에 빠진 작가 있을까봐 자다가도 벌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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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미 기자 jmson@chosun.com

대한민국 미술인명록 낸 김달진 미술연구소 소장
"며칠 전 새벽 3시에 벌떡 일어났어요. '이불'과 '최정화'가 빠진 게 아닌가 불안해서요."

31일 한국 근·현대 미술인 4909명을 담은 '대한민국 미술인 인명록 1'을 발간한 김달진미술연구소의 김달진(金達鎭·55) 소장은 막바지까지 겪었던 긴장감을 털어놓았다. 그는 "지금까지 나온 미술인 인명록은 주로 조선시대 작가들로, 근·현대 작가를 망라한 인명록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명록에는 서양화·한국화·조소(설치미술과 행위예술 포함) 작가뿐 아니라 평론가와 전시기획자 등 미술계 인사를 광범위하게 포함시켰다. 작가는 1850~1960년에 태어난 50세 이상 인물 중에서 전시내용과 활동기간 등을 고려해 4254명을 정했고, 그 밖의 미술계 인사는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김달진 소장은 중학 시절부터 미술 관련 기사와 화보를 모으기 시작했고, 한영고 3학년 때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한국근대 60년'전(展)을 관람하다 작가에 대한 자료가 미흡한 것을 보고 제대로 모아야겠다고 생각했다. 1979년 미술잡지 '전시계(展示界)'에 근무하면서 '근대 작고미술가 인명록'을 연재했고, 이것이 이번 인명록의 주춧돌이 되었다. 그는 이후 국 립현대미술관 자료실과 가나아트 자료실장 등을 거쳐 2001년에 김달진미술연구소를, 2008년엔 그동안 모은 자료를 집대성한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을 열었다.

김 소장은 인명록 제작 과정에서 작가의 생몰(生沒)연도나 학력 확인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전시 경력도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이나 해외전시 같은 핵심 내용만 넣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번에 한국 근대조각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권진규가 1963년 조선일보 주최 '현대미술작가 초대 공모전'에서 작품 '말'로 장려상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김 소장은 "'전시계'에 인명록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언젠가는 인명록을 내겠다고 맘 먹었는데 31년 만에 꿈을 이뤘다"며 "앞으로 몇 년 뒤가 될지 모르지만 인물에 대한 평가를 곁들인 인명사전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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