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거리, 인사동… 삼청동… 그리고 西村
관리자
통의동·창성동 골목, 20개 전시공간 즐비 산책 코스로도 인기
경복궁의 서쪽이라는 의미에서 ‘서촌’으로 불리는 서울 종로구의 통의동·창성동 일대가 새로운 미술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1~2년간 이 지역에 화랑 갤러리카페 등이 집중적으로 들어서면서 서촌은 인사동, 삼청동-사간동과 더불어 경복궁 주변의 문화예술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서촌 미술거리의 터줏대감 격인 진화랑 유재응 전무는 “화랑 부근이 종로구의 ‘걷기 좋은 거리’로 선정되고 다양한 미술관련 공간이 생겨나면서 1~2년새 화랑 고객도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유씨는 “경복궁 서쪽이 강북 도심을 대표하는 산책 겸 데이트 코스로 인기”라며 “화랑에 젊은 남녀와 외국인 관광객도 부쩍 늘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타계한 유의진 진화랑 창업자가 통의동에서 화랑을 처음 시작한 것이 1977년. 그후 33년의 세월이 흘러 경복궁쪽 입구에 브레인팩토리 갤러리와 정부 중앙청사 창성동 별관 건물이 들어선 이면도로의 양옆 골목마다 20여개의 미술관련 공간이 들어섰다.
미술관 화랑 대안공간 등 크고 작은 전시공간을 비롯해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외에 중고미술서적전문점과 디자인사무실 및 작가 작업실이 이웃하게 되면서, 고풍스러운 옛 동네가 문화예술의 명소로 탈바꿈하는 추세다. 서촌의 전시공간 관계자들은 인사미술제 청담미술제 삼청미술제처럼 인근 지역의 미술공간이 동참하는 미술행사를 추진 중이다.
# 진화랑·대림미술관부터 아트싸이드·시몬까지 = 진화랑은 1972년 사간동에서 출발해 1977년 통의동의 현 자리로 이전, 서촌시대를 열었다. 1980~1990년대 서촌의 미술공간은 진화랑뿐이었으나, 2002년 인접한 대로변에 대림미술관이 개관했고 이어 대안공간형의 전시공간이 생겨났다.
브레인팩토리, 쿤스트독, 팩토리, 자인제노, 팔레드서울, 옆집, 유가헌 등의 전시공간 외에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2007년 서촌에 둥지를 틀었다.
인사동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미술거리는 사간동 삼청동 및 강남 청담동 등지로 확산돼 왔으며, 이제 강북 도심의 서촌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사동 전시장을 통해 주로 중국 현대미술을 소개해온 갤러리아트싸이드는 오는 11월 통의동서 이전개관기념전을 마련한다. 한편 1994년부터 강남구 신사동과 청담동에서 전시공간을 운영해온 갤러리시몬도 통의동에서 새 전시공간을 준비 중이다. 한편 대구의 리안갤러리도 창성동 갤러리자인제노와 인접한 골목에서 서울전시장을 추진하고 있다.
# 고즈넉한 옛 서울의 정취가 남아 있는 서촌의 재발견 = 서촌에서 3년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을 운영해온 김달진씨는 “통의동·창성동을 비롯해 누상동·누하동·옥인동·효자동·체부동과 이어지는 서촌은 골목골목마다 고즈넉한 옛 서울의 정취가 남아 있는 마지막 지역”이라고 말했다.
김 관장은 “또한 이 동네가 인사동을 비롯해 경복궁, 신축되는 옛 기무사 터의 국립현대미술관과 가까우며 지하철 경복궁역과 연결되는 편리한 교통 등 입지조건이 탁월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한옥뿐 아니라 광복 전후의 근대건축물이 남아 있어 서울을 대표하는 역사와 문화의 명소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지역의 임대료 인상으로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다음 달 홍익대앞으로 이전한다.
인왕산 부근을 즐겨 그렸던 조선 후기 화가 정선의 그림 ‘수성동’ 속 돌다리의 흔적이 남아 있는 옥인동 계곡도 서촌 미술거리와 인접해 있다. 작고한 이상범 화백이 누하동 자택에서 작업했으며, 현재 옥인동에 자리 잡은 문인화의 대가 박노수 화백의 자택도 서촌의 역사와 문화를 실감케 한다. 이 밖에 개념미술가 안규철씨와 대목장 신응수씨의 작업실도 서촌에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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