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진 미술연구소 소장은 직함이 다양하다. 한국 미술센터와 미술연구소의 소장이며 미술 자료박물관의 관장이다. 무가지인 ≪서울아트가이드≫를 발간하고 있으니 잡지사 사장이기도 하다. 호칭이 어찌 됐든 그는 아키비스트이다.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작품 외의 모든 것을 아카이브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작품을 만들 때 썼던 스케치, 드로잉, 화구도 포함된다. 도록이나 팸플릿, 리플릿은 물론이고, 초청장이나 심지어 주최 측과 맺었던 계약서나 영수증 등도 값진 자료다. 이런 아카이브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전문가가 바로 아키비스트다.
취미에서 직업으로
김달진 소장은 어릴 때부터 수집광이었다. 담뱃갑, 껌 상표, 우표 등을 모으다가 잡지에 나온 세계 명화를 모으면서 미술 자료 수집이 시작됐다. 주로 칼라 화보나 미술 전집에 인쇄된 화보밖에 볼 수 없어서 점점 호기심이 증폭됐다. 그러다가 서양 미술사 흐름을 스크랩 북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본인이 좋아서 한 일이었다.
'1972년도 고3때 경복궁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한국 근대미술 60년전≫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날 이후 그의 삶은 달라졌다. 김 소장이 관람한 전시는 1900년인 조선 시대 말에서 1960년까지 60년간을 보여준 국가적 차원의 미술품 전시였는데, 작가에 대한 자료를 아무리 찾아보려고 해도 찾을 수 없었던 탓에 김 소장은 우리나라 근현대 작가의 작품을 모두 모아서 정리해야겠다고 결심한다. 이때부터 그는 청계천 6-7-8가로의 헌책방에서 화보를 뜯어다 낱장을 구매하면서 미술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스물한 살이었던 청년 김달진은 스크랩한 모음집을 가지고 당시 이경성 홍익대학교 박물관장을 찾아간다.
'그간 모아둔 자료를 바리바리 싸가서 이 관장에게 보여주니까 그가 깜짝 놀랐습니다.'
이 인연은 1981년 이경성 관장이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역임할 때 김...
http://www.hrinsight.co.kr/view/view.asp?bi_idx=25168&in_cate=1009&in_cate2=1000
http://www.daljin.com/Daljin80/201512HR.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