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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만큼 법원과 미술계가 가까운 해가 있었을까 싶다. 그만큼 위작 판결이 많았던 해다. 더불어 미술계에도 ‘대작’등 제작 관행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국내에선 시끄러운 일이 많았지만 해외에서 한국미술은 한층 더 성장했던 해이기도 하다. 베니스비엔날레 2017을 비롯, 백남준 작품이 미술경매시장에서 작가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한국미술에 대한 관심은 여느해보다 컸다.
▶끊이지 않는 위작ㆍ소송= 연초부터 미술계를 들끓게 만들었던 건 2016년 말부터 이어졌던 고(故)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논란이다. 유족들은 지난해 검찰의 ‘미인도 진품’ 결정과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관련자 무혐의 처분을 두고 항고했지만 지난 4월 기각됐다. 그러나 소송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유족측은 편파수사를 했다며 검사 처벌ㆍ징계 요청서를 제출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전·현직 관계자에 대한 민사소송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우환 화백의 위작을 진품처럼 팔아넘긴 화가와 그림판매상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지난 8월 화랑주에게는 징역 7년, 위작화가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앞서 피해자인 이우환 화백은 ‘진품’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천경자 ‘미인도’ 위작논란과 이우환 화백 위작 판결, 이들 두 사건은 쌍둥이처럼 닮아있다. 작가가 ‘진짜’라고 하면 작품이 ‘진품’이 되는가 하는 논란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이선영 평론가는 김달진미술연구소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천경자 ‘미인도’의) 복잡한 진위논란은 작가가 진짜라고 하면 진짜인가라는 ‘작품 주체의 문제’ 또한 야기했다”고 평했다.
그런가하면 12년만에 위작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사건도 있었다. 지난 2005년 ‘이중섭ㆍ박수근 위작 스캔들’에 대해 대법원이 인사동의 고서화 수집상 김모(78)씨를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것이다. 김씨는 이중섭ㆍ박수근 화백의 미공개 작품 2800여점을 가지고 있다며,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이중섭 아들과 미술품 경매장을 통해 그 그림들을 진품이라 속여 판매해 6억여 원을 챙긴 혐의다.
▶‘김환기’최고가 경신ㆍ세계시장 관심은 ‘여전’= 홍라희 전 관장의 사퇴로 이어진 리움미술관의 ‘동면’, 각종 소송전 등 국내적으론 시끄러웠지만 국외에서 바라보는 한국미술은 한층 성장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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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억5000만원에 낙찰되며 한국 미술품경매가 최고가를 기록한 김환기 Tranquillity 5-IV-73 #310 [제공=K옥션]
특히 경매시장에서 약진이 이어졌다. 단색화 대표작가인 김환기 화백의 말년작 ‘고요(Tranquility) 5-Ⅳ-73 #310’이 지난 4월 케이옥션 경매에서 국내미술경매사상 최고가인 65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5개월만에 직전 최고가 기록인 약 63억3000만원을 2억원 이상 뛰어넘은 것. ‘김환기 100억원’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국작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며 재평가가 시작됐다. 지난 5월 서울옥션 홍콩세일에선 백남준의 ‘수사슴(Stag)’이 약 6억6000만원에 팔려 작가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2017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도 화제였다. ‘Counterbalance: The Stone and the Mountain(균형추: 돌과 산)’를 주제로 한 한국관 전시는 예술위가 커미셔너를 맡고 이대형 아트디렉터가 예술감독으로 전시를 총괄하며, 코디최ㆍ이완 작가가 참여했다.
카지노 캐피털리즘에 빠진 국제미술계를 비판하는 이번 전시는 영국의 예술전문지인 아트뉴스페이퍼는 한국관을 올해 국가관 톱 10전시에 선정했으며, 한국관을 가장 먼저 소개하는 등 호평을 받았다.
- 헤럴드경제 2017.12.27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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