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그림을 보여줘
- 청구기호650.4/공76ㅅ
- 저자명공주형 지음
- 출판사학고재
- 출판년도2004년
- ISBN8956250308
- 가격15000원
어느 일요일의 우연한 만남 후, 지은이는 저마다의 가슴속에 저마다의 의미를 갖고 있을 ‘명화’를 어떻게 소개할지에 골몰하게 됩니다.
지은이는 어렵고 갑갑한 미술이론으로 외피를 두르고 독자에게 학습을 강요하는 대신, 오랫동안 끈기있게 익힌 미술이론을 녹여 바닥에 깔고서 독자들이 ‘독자 자신의 감상’에 이르도록 이끕니다. 그리고 이는 또한 지은이의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변화를 따라,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된 그림을 소개하는 것이기도 하며, 지은이 자신의 내밀한 삶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에서는 모든 것을 다 품어줄 것 같은 이 세상 모든 어머니의 초상을 보고, 잠시도 쉴 틈 없던 어머니를 기념한 윤석남의 설치 작품 〈어머니의 방〉에서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다시금 깨닫게 된 어머니라는 자리의 위대함과 또한 어머니의 딸로서 느낀 감사를 드러냅니다. 그리고 도미에의 〈삼등열차〉를 통해서는, 매일 출퇴근 길 지하철에서 보는 수많은 가장들의 초상과 겹쳐 직업을 가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느끼는 세상살이의 힘겨움과 고단한 일상을 되새깁니다. 이렇듯 지은이는 어머니, 딸, 사회인, 미술전공자라는 다양한 역할살이를 하면서, 새삼 느끼는 삶의 이치를 조곤조곤 그림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 줍니다. 이 다양한 지은이의 역할살이가 이 책을 읽을 누군가의 일상과 겹치면서, 그의 그림 이야기는 설득력을 얻어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끔 하고, 새로운 눈으로 그림을 다시 쳐다보게 합니다.
마흔여 명의 작가들이 마흔네 편의 글에 한 명씩 등장하는 이 책은, 그래서 그림을 빌려 지은이가 전하는 미술 이야기임과 동시에, 그 자신의 고백이자 이 책을 읽을 독자 여러분의 삶 이야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