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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점선 스타일.1:오직 하나뿐

  • 청구기호818/김74ㄱ;1
  • 저자명김점선 지음
  • 출판사마음산책
  • 출판년도2006년
  • ISBN8989351898
  • 가격11500원

상세정보

세대 구분없이 공감할 수 있는 개성적인 ‘실버’
캐릭터, 김점선의 전복적 ‘그리기’
화가 김점선은 올해 회갑을 맞이하지만, 그의 그림에서는 도무지 나이나 연륜을 읽어낼 수 없다. 한 방문객이 어느 집 응접실에 걸린 김점선의 그림을 보고 “이 집 아이는 그림을 참 재밌게 그리네요”라고 했을 만큼 김점선의 그림은 어린 아이의 그림과 자주 혼동된다. 김점선은 세련된 기교와 자기 갱신, 높은 완성도를 추구하는 일군의 예술가들과는 확실히 다른 길을 걸어왔다. 그가 같은 테마를 반복적으로 다루면서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끊임없이 다작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그리기’ 라는 행위에 대한 깊은 의문과 성찰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가 생각하기에 그림이란 ‘개인적인 시각적 표현’일 뿐이기에 꼭 잘 그려야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그림은 잘 그려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심지어 그리기를 두려워하기까지 한다. 김점선은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한 그림들을 반복해 그리면서 ‘시각적 사고의 자유’의 필요성을 설파한다. 대부분의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아끼고 노출을 조심스러워하는 데 비해, 자신의 디지털 그림을 이메일로 ‘뿌려대는’ 이유 역시 예술의 권위나 폐쇄성을 부수려는 태도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김점선의 그림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림에 대한 고정•강박관념을 전복시키고 “왜 쉽고 즐겁게 그리려고 마음먹지 않을까?” “잘 그린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뿌리에서부터 생각하게 만든다.

김점선 스타일의 ‘소통’과 ‘만남’
보통 회갑 즈음의 나이란 아랫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체면을 생각해야 할 나이로 여겨진다. 하지만 김점선은 “인생은 육십부터”라는 말을 고스란히 실현시키며 화가로서뿐 아니라 방송과 출판 등 여러 방면에서 활발히 활동중이다. 그 첫번째가 공영방송 KBS <문화지대─사랑하고 즐겨라> 인터뷰어로서의 활약이다.

처음 김점선에게 방송 출연 의뢰가 들어왔을 때, 주변 사람들 모두가 말렸다고 한다. 구부정한 자세에 무표정한 얼굴, 헝클어진 머리칼, 작업복 차림에 운동화……. 도무지 방송과는 어울리지 않는 외관과 말투를 지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과감히 출연을 결정했고 분장도 하지 않고 대본도 없이 자기 스타일대로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가기 시작했다. 방송 초기에는 프로그램 게시판에 시청자들의 악평과 지적도 분분했다. 하지만 지금은 틀에 박힌 멘트를 하지 않고 자신의 느낀 점을 투명하게 전달하는 그의 방식이 도리어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툭툭 내뱉는 듯한 단문을 통해 가려운 곳을 적절하게 긁어주고 쾌감을 선사하는 그의 책 ─ 『10cm 예술 1•2』 『나는 성인용이야』(마음산책) ─ 또한 독자들의 열광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얼핏 기인 같아 보이지만, 누구보다도 균형잡힌 사고를 하고 있는 김점선의 내공은 오랜 독서를 통해 단련된 것이기도 하다. 소문난 책벌레인 그는 대학교수뿐 아니라 젊은 세대들과도 막힘없는 대화가 가능한, 깨어 있는 정신이다. 완숙한 나이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김점선은, 세대 구분없이 공감할 수 있는 개성적인 ‘실버’ 캐릭터다.

이번에 출간된 『김점선 스타일 1 - 오직 하나뿐』과 『김점선 스타일 2 - 둘이면 곤란한』은 김점선의 ‘소통’과 ‘만남’을 담고 있다. 김점선이 만난 17명과의 순간순간을 기록한 『김점선 스타일 1─오직 하나뿐』에서는 ‘자신만의 언어와 스타일’을 지닌 예술가의 면모를 엿보는 가운데 ‘인터뷰’에 대한 묵은 관념의 각질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김점선 스타일2 ─ 둘이면 곤란한』은 엉뚱하고 천진한 화가 김점선에게 나이와 성을 뛰어넘은 47명의 친구들이 보내는 애정고백이다. ‘둘이면 곤란’할 만큼 개성 넘치는 화가 김점선을 외부의 시선을 통해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연줄이나 인맥을 고려하지 않고 순간 순간에 집중하는 김점선의 만남 방식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얼마나 설레면서도 행복한 일일 수 있는지를 새롭게 환기시켜준다.


김점선 스타일 1 ─ 오직 하나뿐 본문 소개
‘자신만의 언어와 스타일’을 가진 예술가가 ‘타자’를 만났을 때

『김점선 스타일 1 ― 오직 하나뿐』은 한 여성지에 연재되었던 것으로 ‘자신만의 언어와 스타일’을 가진 화가 김점선이 17명의 국내 문화예술계 인물(박완서, 김중만, 장영희, 표민수, 김방옥, 신수정, 김창완, 윤여정, 최인호, 김영희, 신경숙, 이승철, 앙드레 김, 은희경, 조영남, 김혜자, 정명훈)과 만난 결정적 순간들의 기록이다.

평범함과 제도권 대신 자유와 개성을 선택한 화가 김점선, 오로지 ‘자신의 삶과 예술’에 몰두해온 이 파격의 예술가가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비로소 ‘타자’와 대면함으로써 ‘만남’과 ‘소통’의 색다른 방식을 우리 앞에 펼쳐보인다. 회화뿐만 아니라 번역, 설치미술, 행위예술, 도예, 영화감독 등 하고 싶은 일이라면 앞뒤 재지 않고 뛰어드는 그가 이번에는 인터뷰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추가하며 천진함과 엉뚱함, 충돌과 긴장, 황홀과 음미의 세계로 이끈다.

어디에서건 누구를 만나더라도 거리낌 없을 것 같은 그에게도 인터뷰는 커다란 도전이었다. ‘아주 힘든 일을 치러내는 기분으로 그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 왜가리처럼 떠들어대는 김점선이 낯선 사람들을 만날 때 이런 주저와 공포를 품는다는 걸 누가 감히 상상이나 할까?’(「느낌표 남자! ─ 김영희」) 그러나 ‘홍진을 사랑하고 도심을 메우는 빨간 먼지를 사랑하고, 진창 가운데서 부대끼면서 늘 먼지를 먹으면서 살고 싶어하는’ 예술가에게 의미 있는 세속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뿌리칠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왔다.

‘어떤 인간의 내면을 허가받고 파고드는 일’이자 ‘공개적으로 침공해 들어가는’ 인터뷰 작업을 통해 그는 현장에서 ‘파생되는 미세한 떨림을 감지해서 꿈꾸는 듯한 언어로 완성해내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내는 순간적인 만남’ ‘돌발적인 상황’ ‘무엇보다 완전히 망각해버리는, 그래도 아무런 상처도 남기지 않는 만남이라는 사실’에 황홀해한다.

김점선 스타일 - 만난다, 몰입한다, 망각한다
‘인터뷰라고 해서 꼭 많이 질문하고 그 대답을 기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바라보고 그 느낌만을 써도 되는 것이다’라고 김점선은 말한다. 시간의 제약과 돌발적인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터뷰 현장에서 김점선은 ‘몰입’과 ‘망각’이라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건져올린다.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를 발휘하여 인터뷰의 틀을 과감하게 부순다. 타고난 개성과 천진함을 내세워 타인의 삶 속으로 자맥질하는 사이 타인은 빛나는 순간을 드러낸다.

그는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개체 김점선으로서, 단 하나뿐인 당신’을 만나고, ‘만나는 순간 대상에 몰입하고’ ‘그 순간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그를 대한다. 마치 그 순간을 위해서 말을 익히고,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법을 연습해온 것처럼, 몰두하여 말한다. 자리를 뜨면 금방 잊어버린다.’ ‘몰두하고 전부를 투입하고 전부를 끌어내려’는 자세로 임하고 행하는 인터뷰에 상처는 끼어들 여지가 없다. ‘몰입’이 있기에 ‘상처’ 대신 행복한 ‘망각’이 자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몰입의 현장을 떠나면서 그는 ‘열정을 급속 냉각시켜서 영원 속에 결빙 저장’한 뒤에 일필휘지로 그 만남을 기록한다. ‘순간에 뿜어져 나오는 나의 활화산 같은 호흡을 믿’으며 ‘뚜껑만 열면 글줄기를 줄줄 흘린다.’ 즉흥연주와도 같은 글쓰기는 페이지 곳곳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말과 몸짓, 표정, 그날의 풍경까지 담아낸다
남편의 유언처럼 그에게는 ‘평생 안 싸우는 어른’인 박완서를 시작으로 그는 ‘일상생활에서 저절로 만나지는 친구들’과 표민수PD, 김영희PD, 김혜자 등 인터뷰 일을 하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작업실은 물론 드라마 촬영장, 시상식장, 패션쇼 무대를 가리지 않고 그들을 찾아갔다.

김점선은 언어를 연마하는 장영희를 부러워하고, 어려운 시기를 보낸 김중만과 조영남에게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오는 격려를 보낸다. 윤여정의 고독, 은희경이 들려주는 ‘2주간의 미친 듯한 몰입의 시간’에 공감하고, ‘일과 놀이를 일치시켜야 힘들지 않다’는 최인호의 말을 듣고는 일에 힘겨워하는 아들에게 그와 같은 내용의 메일을 보낸다. 배우 김혜자의 크고 깊은 눈을 보며 신의 섭리를 떠올리기도 한다.

이들은 대부분 시간을 넉넉하게 할애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한 시간을 채우지 못할 때도 있고, 단 하나의 질문만 허락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힘이 나는 타고난 모험체질’인 그에게 ‘장애는 오히려 흥분요인’이 되었다.

가수 이승철과 만난 그는 인터뷰 도중 그 분위기에 흡족한 나머지 자진해서 ‘그만!’을 외친다. 김창완에게는 불쑥 노트를 내밀어 그림을 청하고, 손수 케이크를 만들어 내놓은 피아니스트 신수정에게 ‘피아니스트가 왜 케이크를 만드냐’는 엉뚱한 질문을 던져 연주가의 핵심을 뽑아낸다. 단 하나의 질문만 허락된 지휘자 정명훈에게 그는 ‘아침에 맨 처음에 무얼 마시나’라고 질문한다. 어떤 질문도 그 상황을 구원하지 못함을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그는 사소하고 엉뚱한 것을 단서로 삼아 타자의 결을 섬세하게 읽어낸다.

김점선이 만난 17명의 인물은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김점선은 그 인물을 둘러싸고 있는 풍경과 분위기도 함께 포착하고 묘사함으로써 오히려 그 인물에 한층 바짝 다가선다. 말은 물론 그들의 몸짓과 표정, 음색, 그날의 분위기까지 한데 어울려 김점선 스타일로 재구성된 인물들은 세간의 편견을 걷어내고 돌올한 개성과 생생한 느낌으로 되살아난다.

‘사람은 무조건 많이 만나야 한다. 덜 만나기 때문에 오해도 생기고 편견도 생겨난다. 그래서 늘 조금 거북한 느낌이 들어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길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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