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현대 화가들 : 대표작으로 본 12인의 예술가
- 청구기호609.205/다872ㅊ
- 저자명다카시나 슈지 지음 ; 권영주 옮김
- 출판사아트북스
- 원서명十二人の藝術家
- 출판년도2005년
- ISBN898980048X
- 가격15000원
현대미술은 어렵다. 아니, 어렵게 느껴진다. 현대미술이란 것이 “참 잘 그렸네”라며 정밀한 묘사와 구체적인 상황이 그려진 19세기 이전의 그림 감상법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현대미술 감상의 중심은 ‘개념의 이해’에 있다. 아직 현대미술에 낯선 대중이 “저것도 예술이야?”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도, 미술이 고전미술에서 현대미술로 이양되던 시기의 미술을 체득하지 못 한 채 동시대 미술을 접했기 때문이다.
고전미술에서 현대미술로의 전환은 세계대전 즈음 기존의 가치관이 무너지고 근대화가 급격히 진행되던 격동기에 일어났다. 당시, 미술은 귀족 취향의 말 그대로 ‘잘 그린’ 그림에서 벗어나 새로운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그 개척의 시기에 수년 차이로 많은 현대미술사조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아방가르드 정신으로 무장한 미술가들이 캔버스에 놀라운 시도들을 했고, 당시 그 천재 화가들이 이뤄낸 현대미술의 개념들은 지금까지 현대미술의 반석이 되고 있다. 우리가 현대미술의 초석을 놓은 ‘최초’ 화가들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 점의 작품 속에 압축시킨 치명적인 아름다움
그 ‘최초의 현대 화가들’에 대해 쓴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더욱이 지은이가 <명화를 보는 눈>이라는 저서로 잘 알려진 일본의 저명한 미술평론가 다카시나 슈지라는 점에서 책의 내용에 신뢰감을 더해준다. 이 책은 그가 쓴 ‘현대미술판 명화를 보는 눈’인 셈이다.
특히나 단 한 점의 작품을 통해 한 작가의 예술관과 삶, 미술사에서의 위치까지 풀어주는 지은이의 글쓰기는 매력적이다. 단 한 점의 작품 해석을 그 한 작품 풀이로 지나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이 나오기 전까지 영향을 끼쳤을 그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비롯하여 역사적 배경과 현대미술의 개념까지 두루 훑고 있어 부분과 전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지은이는 “예술을 이야기할 때, 무엇보다 작품이 출발점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작품은 예술가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동시에 예술가는 작품으로 비로소 자신의 본질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한 송이의 들꽃에 우주의 신비가 숨어 있듯이, 한 점의 작품에 예술가의 내면 세계가 감추어져 있는 것이다. 단 한 점의 작품을 중심으로 예술가의 전모를 논하는 것은 오래 전부터 내가 해보고 싶었던 일이다”라고 말한다. 작가를 작품으로 알려주지 연애담이나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유혹하는 여느 미술책들과 이 책의 다른 점이 바로 지은이의 이러한 태도에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현대미술의 개척가로는, 널리 알려진 파블로 피카소,폴 세잔, 앙리 마티스,르네 마그리트,바실리 칸딘스키를 비롯해, 움베르토 보초니,에밀 놀데,콘스탄틴 브랑쿠시,조르조 데 키리코,쿠르스 슈비터스,프랑시스 피카비아,파울 클레까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12인의 예술가이다. 이들을 통해 현대미술의 중요한 사조들인 야수주의, 미래주의, 표현주의, 입체주의, 형이상파, 다다이즘, 오르피슴, 추상주의, 초현실주의를 자연스레 섭렵하게 된다.